이 글은 1996년 말부터 불교 잡지 **<금강>**에 기고했던 연재물입니다. 북한 현실의 시대성과 진실성, 현실성을 위해 원고 교정을 거쳤습니다. 40년 전 제가 목격했던 북한 사찰을 통해, 잊고 있는 북한의 민낯을 다시 기록해보고자 합니다.
제1회 : 100만 달러에 팔려간 불상, 박제가 된 북한의 사찰들
부처님도 '외화벌이' 수단이 된 현실
몇 년 전 북한의 한 고위 관리가 북경에서 한국의 고미술품 상인에게 국보급 불상을 1백만 달러에 팔았다는 소식이 보도되었습니다. 주체사상이라는 유일신 외에는 모든 종교를 거부하고 있는 북한에서 드디어 부처도 팔려가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이름난 명산들이 북한 땅에 있고 그곳마다 이름난 사찰들이 있습니다. 오랜 문화와 역사 속에서 우리 인민의 마음을 다독여주던 부처님은 이제 박제품이나 다름없이 유물적인 존재로서의 가치만 갖고 있습니다. 가혹한 굶주림 속에서 어디 마음을 의지할만한 곳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종교가 허락되지 않는 북한에서 사찰은 한낱 과거의 유물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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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암 부도(원래 불교 무덤) - 북한 금강
"스님은 없고, 관리원만 있는 절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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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금강산이나 묘향산, 칠보산 등에는 이름난 절간(사찰)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절간에는 스님은 없고 외로운 부처님을 관리하는 문화유적지 관리원들뿐입니다. 그들은 당과 국가에서 맡겨진 관리직이라는 직업정신으로 절이나 그 주변의 유물들을 유지 관리하는 데만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의 어려운 경제난으로 그나마도 형식적이어서 우리의 아름다운 문화재들이 손상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절에 찾아드는 사람들은 관광이나 소풍을 왔다가 들러보는 것 외에 다른 의미는 없습니다. 절 앞에 세워진 표식판에 적힌 몇 줄 안 되는 기록 밖에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습니다. 관리원들 또한 절의 유래와 에피소드보다는, 중(스님)들의 '비행'에 대해서만 잠깐 소개할 뿐입니다.
절을 찾아가려면 여행증이 있어야
일반 주민들이 관광을 다닐 형편도 안 되지만, 거주 지역 외엔 여행증을 내야 하는 북한에서는 절을 찾을 기회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필자는 1985년에 평북도 영변군의 약산동대를 찾은 적이 있었습니다. 필자는 1961년 출생으로 당시 불교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들이 약산동대를 찾은 것은 단지 그곳의 경치가 아름다웠기에 술과 음식을 준비해 하루를 잘 놀기 위해서였습니다.
[다음 편 예고] 다음 글에서는 1985년, 일반인은 절대 들어갈 수 없는 금기 구역 '영변 원자력연구소' 인근의 약산동대 사찰에서 제가 직접 겪었던 기괴한 풍경을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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